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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Han P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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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츠루의 '터치'

쌍둥이 형제의 야구만화..


   세 주인공이 만화에 등장한다. 쌍둥이 남자 형제 카즈야와 타츠야. 그리고 그 둘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소꿉친구 미나미. 카즈야는 쌍둥이 형 타츠야보다 재능 면에서는 뒤쳐졌지만 항상 매사에 열심히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그런 착한 친구이다. 반면 그의 형 타츠야는 뭐를 하든 동생 카즈야보다 재능이 뛰어나서 쉽게 무언가를 습득하지만, 금새 싫증을 내버린다. 카즈야는 보기에도 친절해 보이고 그야말로 완벽해 보이는 그런 존재인 반면, 타츠야는 항상 제멋대로 행동하고, 어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그런 사람이다. 카즈야는 너무 완벽해서 마치 연예인같은 스타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한 소년이고, 타츠야는 반면 푼수이면서 남들에게 모성애를 불러 일으키거나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불성실 소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는 카즈야는, 그러나, 사실 매우 마음이 약한 소년이고, 그 속을 쉽게 겉으로 내비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 성격을 잘 아는 형은, 항상 보이지 않게 뒤에서 동생을 도와주고 부러운 맘 서글픈 맘이 반반 섞인 채로, 그러나 겉으로는 항상 태연하고 관심없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며 지낸다. 미나미는 그런 카즈야의 곁에 항상 있고 그의 야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러나 사실 미나미가 좋아하는 사람은 카즈야가 아닌 타츠야였던 것을 두 형제는 알아가게 된다.


   항상 그저 그렇게 살아오고, 동생이 하는 야구는 불구하고 스포츠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던 타츠야가 야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바로 뜻밖의 동생의 죽음과 타츠야를 향한 그의 소꿉친구 미나미의 부탁이다. 감추고만 있었던 재능을 야구에 쏟기 시작하는 타츠야는 처음에는 불완전하지만, 점차로 동생 카즈야를 능가할만한 저력을 가졌음을 주변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하고, 마침내 모두의 꿈이었던 갑자원 진출을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고3의 타츠야는 화려한 프로 데뷔를 눈앞에 두고, 갑자원 예선에 출전조차 하지 않는다. 경기가 시작할 즈음 타츠야가 없는 상황을 알아차린 미나미는 자기가 왜 여기 갑자원 응원구장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고 경기장을 떠나 버린다. 타츠야는 그런 미나미를 경기장 밖에서 만나게 되고, 소꿉시절부터 담아둔 마음을 미나미에게 고백한다.


   야구부 매니저까지 해온 미나미가 좋아했던 것은 갑자원 진출도, 야구 그 자체도 아닌, 단지 그녀가 좋아하는 타츠야의 곁에 있고 싶은 바램이었을 것이다. 미나미에게 카즈야는 갑자원이라는 계기가 그의 인생에 좋은 발판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는 소꿉친구였고, 그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대상은 항상 자신의 대단한 역량을 숨기고 부족한 듯 행동하는 타츠야였던 것이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타츠야 역시 갑자원 달성의 순간 야구에 대한 열정 자체는 바로 식어버린 것이다. 야구를 향한 모든 열정은 미나미라는 소꿉 친구가 아닌 여자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항상 자신을 감추며 어리숙한 척 살아가는 타츠야와 그런 사람에게서 빛나는 점을 캐치할 수 있는 미나미의 관계는 그냥 그저그런 설정일까..? 공부, 운동, 마음씨 모든 것이 완벽한 미나미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카즈야가 아닌 항상 무언가의 여지를 품고 사는 타츠야였을 것이다. 타츠야는 항상 여유로워 보이고 모든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 속에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미나미는 보통 사람들은 쉽게 파악하지 못하는 그런 점을 파악한 사람이다. 타츠야라는 인물은 항상 주변 잣대에 자신을 끼워 맞춰 나가는 데에 익숙하지도 않고, 흥미를 느끼지도 못한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야구이기 때문에 야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만의 절실한 목표의식이 설정되었을 때에만 야구를 한다. 한번 무언가를 시작하면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성취할 수 있지만, 삶을 목적 지향적으로 살고 싶지 않은 것이 타츠야의 인생관일 것이다. 남들이 보는 나의 길을 자기가 억지로 걸어갈 때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천성이 그렇게 태어났고, 어렸을 때부터의 주변 환경이 타츠야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런 그의 성격과 잠재력이 나올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은 미나미와 같은 사람 말고는 아마 없을 것이고, 타츠야의 곁에 미나미가 있을 때 비로소 더욱 행복한 삶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by paeks | 2006/12/20 09:00 | Essa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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