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지금 사업을 하고 있는 ..
by 시아즈 at 11/07 음... 간판을 철거하고.. by 시아즈 at 11/07 저도 지금 그런상태입니다.. by su at 04/11 아힝... 여친이 소중하.. by paeks at 02/11 근데 어째 블로그에는.... by 버섯 at 02/11 으히히 :D 오빠의 각성 .. by 버섯 at 02/11 맞아요. 조금 더 나은 .. by paeks at 01/23 죽고 싶다는 건, '이대로.. by 버섯 at 01/22 아힝 여친여친 ^-^.... by paeks at 12/31 제대로 돌았군......... by paeks at 12/30 skin by 이글루스 |
2006년 4월, 건축잡지 POAR 객원기자 백승한
![]()
지난 3월 16일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 6층 컨벤션홀에서 핀란드의 거장 건축가인 알바 알토(Hugo Alvar Henrik Aalto: 1898~1976)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이 세미나는 본관 지하에서 열리는 알바 알토의 주택 및 가구 전시회(3월 16일~4월 16일, 주택사진, 모형 및 가구가 약 80여점)의 첫날에 열리는 것으로서, 이번 전시회의 의도와 현재 알바 알토가 이해되는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핀란드의 알바알토박물관(Alvar Aalto Museum)에서 ‘ALVAR AALTO HOUSES : Timeless Expressions' 라는 제목으로 1999년부터 전 세계를 순회하는 전시회의 한국 방문으로 이해될 수 있다. 세미나는 순서대로 하니 시포(Hanni Sippo: 알바알토 박물관 큐레이터), 최병훈(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황두진(건축가)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발표 내용은 크게 알바 알토의 건축적 이상이 가구 및 건축물을 통해 어떤 식으로 구현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을 중점으로 하며, 그의 작품이 현재에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석되고 받아들여져야 할지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본지에서는 이번 세미나에서 다루었던 알토 작품의 연대기적 조명을 하기보다는, 알토라는 한 역사적 건축가의 역사적인 위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알바 알토 건축에 대한 일반적 인식 알바 알토의 건축은 흔히 ‘빛의 처리’, ‘유기적 곡선’, ‘낭만주의’ 혹은 ‘지역주의 건축’ 등과 같은 키워드로 이해되곤 한다. 근대건축의 대표자들인 꼬르뷔제나 미스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백색 표면의 엄격한 기계미와 같은 전형성보다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함께 유기적 디자인을 하는 건축가로 이해되곤 하는 것이다. 유난히 그의 디자인에는 곡선이 많이 들어가며, 사선처리와 비대칭성 등이 많이 나타난다. 이는 알토의 건축을 신비롭게 여기거나 매우 개성 있고 의미심장하게 여기는 표면적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그의 건축은 나무를 재료로 한 것이 많으며 자연에 대한 처리가 타 건축가에 비해 남다른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주택은 나무로 만들어짐으로서 주변 환경과 조화로운 것으로서 인식된다. 주택의 실내에서는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이려는 흔적을 엿볼 수 있는데, 추운 지방이기 때문에 빛을 끌어들이기 위해 천장과 벽 부분에 많은 개구부가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볼 수 있는 유리벽의 처리 등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을 실내로, 인간에게로 끌어들임으로서 장소적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알토의 디자인은 노르웨이 출신의 유명한 건축사학자인 노베르그 슐츠의 ‘장소의 혼(genius loci)’을 떠올리게 한다.
알바 알토 건축에 대한 오해 이처럼 알토를 유기적 건축·지역주의 등으로 이해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알토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소 불충분한 개념들로 보인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Timeless Expressions' 인 것처럼 실제로 알토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디자인 형태나 지역적 고려 등을 뛰어넘으려는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근대 건축사를 다루는 책에서 알토는 통상 북구건축이나 유기적 건축 등으로 분류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실제로 그의 작품활동 시기가 1920년대~70년대임을 감안한다면 그는 꼬르뷔제·미스 등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었으며, 그의 작품들은 상당 부분 모던한 국제주의 스타일이 많이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알바알토의 건축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건축이란, 낙원을 건설하고자 하는 인간 내면의 동기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내가 이 모든 건물을 설계한 목적이 다. 만약 이 소명을 이루지 못한다면, 모든 건물은 더 단조롭고, 평범해질 것이다. 물론 우리 인생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보통사람을 위한 낙원을 이 땅에 짓고자 한다. - 알바 알토 1958 CIAM(근대건축국제회의)의 멤버이기도 했던 알토 역시 그 시대에 공통적으로 추구되었던 이상에 대한 염원을 가지고 있었다. 건축물을 지음으로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보통사람들에게 낙원을 제공하고자 한 그의 열망은, 단순한 심미적·은둔적 건축가가 아닌 적극적인 사회 참여 건축가의 이상적인 생각으로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주택뿐만 아니라 공공건물 또한 많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건축물로서 1929~1933년의 Paimio결핵요양소와 1927~1935년의 Viipuri도서관을 들 수 있다. 알토는 Paimio결핵요양소을 소위 'Total design'과 같은 개념으로서 접근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즉 건축물 설계에서부터 의자·침구·세면대 등의 모든 세부요소들을 직접 디자인하였다. 모든 것을 디자인하려고 하는 의도는 그만큼 건물을 이용하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의 먹고·자고·앉고 하는 일상적인 생활까지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알토는 마을회관·공장·노동자 클럽·철도노동자의 집합주택과 같은 공공건물도 설계하였다. 이러한 점들은 알토를 단순히 지역주의·유기주의 등의 부분적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알토의 건축관이 추구·구현되어지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암사하는 것이다.
![]() 핀란드와 알바 알토 그러나 보도내용처럼 알바알토의 건축에 대한 이상이 정말 보편적 가치를 지닌 것인지에 대해서 한번쯤 의문을 품어 볼 수 있다. 당시 근대 건축가들의 이상이 그 시대의 가치를 이루고자 한 것이라고 볼 때, 알토의 이상 또한 근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현재 유럽대륙에서의 변방국가인 핀란드에서 알토를 후원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가우디가 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듯 알토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거대한 존재이다. - 핀란드 화폐에는 알토의 얼굴과 작품이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 다수에게 낙원을 건설하고자 했던 알토의 근대적인 생각은 지금 시대에 와서는 전면적으로 수용되기보다는, 국가의 경제와 문화를 증진시키기 위해 재창조된다. 알바 알토는 특히 가구 디자인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계속적인 가구기법 실험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가구를 생산하였는데, 이러한 가구 디자인이 알바 알토의 대중성을 널리 알리고 핀란드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주요한 매개체로서 작용하고 있다.
![]()
![]()
알바 알토의 가구 Artek 알바 알토의 모던한 가구 디자인은 어쩌면 우리에게 다른 모습으로 더 친숙할 수 있다. 바로 스웨덴 가구회사 Ikea의 가구가 그것인데, Ikea(1943년 Ingvar Kamprad 창립)는 저렴한 가격에 편안하고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모토를 전면적으로 내걸고 있는 가구회사이다. Ikea의 지점들은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되어 있으며, 모던한 디자인과 무엇보다 비싸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다. 반면 Artek(1935년 알토 창립)은 알토가 만든 가구회사로서 대를 이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Artek의 제품은 바로 알토의 가구 디자인을 중심으로 생산되어진다. Ikea가구가 공장에서 대량으로 공급되는 대중성 있는 제품이라면, Artek가구는 장인이 거의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되면서 소수의 부유층에게 공급되는 고급 취향의 제품이다. 연대상으로나 디자인 성향의 측면에서 두 회사를 비교해 볼 때 Ikea는 Artek의 제품을 어느 정도 참고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는 있다. - 사족이지만, 본 세미나의 강연자인 하니 시포는 질의 응답 시간에 Ikea의 가구에 대해, '그것은 가짜니까 사지 말 것'을 권하기도 했다. Artek은 알토의 시대정신을 모토로 하고 Ikea는 대중적인 상업주의를 모토로 한다. 다수에게 낙원을 건설하기 위한 세부적인 수단으로서 의도되어졌던 가구디자인은, 아이러니하게 현재 소수의 돈 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하나의 소비문화의 기호로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 글을 마치며 근대건축을 ‘사회적 가치의 형태표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볼 때, 통상 ‘사회적 가치’는 논의에서 배재되고 ‘형태표현’만이 주요 논의로 남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알토는 특히 핀란드라는 특수한 지리적 환경의 건축가이라는 점이 그의 건축에 대한 이해를 더욱 모호하게 만드는 듯하다. 낙원을 만들고자 한 그의 소망은 근대건축가들의 공통적인 염원으로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알토가 염원한 구체적인 대상으로서의 가구디자인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였고, 상업화의 과정에서 초기 아이디어와는 다르게 고급취향의 상업주의로 변모하여 갔다. 건축사적으로 주요한 인물이면서 상업적으로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는 건축가의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각을 조금 달리해 보면, 이번 알바 알토 세미나·전시회는 한 변방 국가의 유명 건축가가 어떻게 세계적으로 이해되고 관리·활용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라 생각된다. |